본문으로 바로가기

<뷰티 인사이드>, 크리스마스, 사랑.

category 일상다반사/에세이 2015.12.21 22:30

<뷰티 인사이드>는 참 예쁜 영화다. 내 생일에 세상 밖으로 나와서인지 몰라도 괜시리 정이 간다. 일종의 생일선물,같았다. 영화적 허술함을 지적하자면 할 말이 정말 많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다. 다시 말하자면, 이 영화는 내게 평가보다 감상을 하고 싶게 하는, 그런 종류의 영화다.

<뷰티 인사이드>는 참 예쁜 영화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다. 색감, 배우들의 감정선, 표정과 배경까지, 참 예뻤다. <뷰티 인사이드>라는 이 영화의 제목이 거짓말처럼 들릴만큼.

영화는 우진의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사실 주인공은 우진이 아니라 한효주가 연기한 이수였는지 모르겠다. 이수는 혼란스러워하고,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불안해 하다가- 그 힘겨움을 극복해낸다.

이수는 인정할 줄 알았다. 우진의 겉모습만 변한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의 마음 역시 계속 변해 왔다는 걸. 그래서 만나고, 설레고, 사랑하고, 불안해하고, 힘들어하고, 헤어졌다가, 연민하고, 동정하고, 다시 사랑하고. 그랬던 거겠지.

그들의 연애는 사실 아주 평범했는지도 모른다. 모두의 연애가 그렇다. 문자메시지 하나, 전화 한 통에 천국을 맛본 것 같다가, 이 사람이 영원히 나의 옆에 있어줬으면 싶었다가, 점점 편해져가는 또 변해가는 모습에 실망하고, 뒤척이고, 불안해하다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일에 아파하고, 서로의 잘못인 일에도 아파하고. 아파하고. 아파하고. 아파한다.

이제는 누가 먼저 헤어져,라는 말을 꺼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를 이해할 사람은 나뿐일 것 같고, 내 앞에서 엉엉 우는 그 사람을 안아주지 못하고 못 견딜 것 같다가. 계속 사랑하거나, 결국 헤어지거나.

처음에는 그저 오해였는지도 모른다. 우진이 이수를 봤을 때, 이수가 우진을 봤을 때 그들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던 거다. 완벽하고, 멋지고, 또 사랑스럽기만한 그런 짝이라고. 그렇지만 그런 식의 환상은 곧 깨지기 마련이다. 둘 다 사람이니까. 참 많이 다른 사람. 서로를 알 수 없는 사람. 가까운 듯해도 아주 먼. 하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했다. 마침내. 오해는, 이해로 변했다.

가끔 궁금하다. 그런 사랑이 가능할까. 아니면 오해를 이해로 바꾸어나가는 게 진짜 사랑인걸까. 오해는 당연하다. 가족조차도 알 수 없는데 연인이야 하물며. 나는 그러나 그것이, 일종의 기적이라고 믿는다. 사랑만이 만들 수 있는 기적. 이해라는 기적.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그런 기적.

곧 크리스마스다. 기적이 일어나기엔 좋은 시기다.

 

신고

'일상다반사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젠가 살아 있다면  (0) 2016.04.18
시간을 되돌리지 않기로 했다.  (0) 2016.04.16
2015년을 보내며.  (0) 2016.01.01
<뷰티 인사이드>, 크리스마스, 사랑.  (0) 2015.12.21
춥다. 너무 춥다.  (0) 2015.12.01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0) 2014.04.12

티스토리 툴바